Design/일상 기록창고

인내: 꾸준한 노력의 삶

블루씰 2025. 4.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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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는 뭐든 배우고자하는게 있다면 머리에서 이해하고 학습해야 외워진 내용에서 몸이 기반해 반응하고 따라간다고 생각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외워진 기억들을 기반으로 디자인 작업을 한다고 이해해 외우는데 주력했던 기억이 난다.

 

진로를 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시절에 문과,이과,예체능으로 분류되던 학습의 쿼리큘럼에서 왜 미술은 예체능으로 분류해야될까 의구심도 들었는데, 머리로 이해를 먼저 하는것에 전제를 둔 그 때 상황에서는 몸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하는것에 대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고 예체능으로 밥을 먹고 살아가는 지금의 현시점에서 그 사실을 많이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반복적인 학습이 지속된다면 머리로 이해한다기 보다는 몸이 먼저 이해하게되는 경지에 이르러 생각하지 않아도 체득된 기술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인데 ‘체육과 같이 예술을 묶어놓은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을 밥벌이로 선택하고 어렸을 때 부터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머리로도 많이 배우고 했지만 결국엔 머리로 배웠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지금에서야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오는건 그만큼 다양한 상황에 놓이고 해보며, 느끼고, 행동하는걸 숙련될 만큼 반복적으로 해왔다는걸 말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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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매우 중요했던건 포기할 때도 있었다는거다. 물론 포기도 했었지.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누가 포기를 하고싶지 않을까 그 상황에서 나는 포기도 했었다. 흔히 말하는 쉼을 선택했던 적도 있었지만 중요한건 디자인을 하고 싶은 마음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었고 스멀스멀 기억이 올라올 때 쯤 ‘다시 한 번 도전해 볼까??’ 라는 마음가짐이들어 현업으로 복귀했을 때엔 뭔가 조금은 처음보단 달라져있었다.

 

그때 가열받은 쇳덩이가 식고나서 형태를 조금 갖춘 후 다시 가열받기 시작할 때에는 좀 더 모양을 잡기 쉬워지는 것 처럼 내가 가진 디자인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성장해 있었는데, 이 때에는 ‘이건 좀 잘된 것 같다’ ‘이건 좀 이상한것 같다’ 라는 느낌을 간헐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면,

또 시련이 찾아와 포기하거나 쉬거나 현업으로 돌아가거나 하는 반복의 연속에서 어느새 내가 가진 고철 쇳덩이는 멋진 작품으로 변해 있었고 잘된것과 아닌 것을 가리는 눈은 더욱 단련되어 작업하기가 수월해졌다.

 

그 속에서 얻은 여러가지 상처가 아문 흉터들을 바라볼 때면 뿌듯하기보다 고생한 내가 불쌍해 지는 때가 종종있지만 지금에서야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몸으로 하루를 버텨내기 충분하게 단련되었음은 물론 작업이 진행될 때 오감을 열어 디자인을 하는 내 모습을 볼 때 기특하기도 하다.

 

그래서 난 열심히 일도 하지만 쉴 땐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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