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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남긴건 가죽일까 이름일까

블루씰 2024. 8. 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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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티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이용했었고 예전에 누구에게나 한 번 쯤 들어가 보고 싶었던 기업. 티몬과 위메프가 미정산 금액과 대금 돌려 막기로 한 순간에 문을 닫으며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는 그 사건을 저녁 뉴스로 접하고선 일순간에 오픈마켓을 위한 디자인을 했었던 신입과 주니어 시절 때가 기억의 주마등처럼 짧은 시간에 내 기억을 훑었다

매력적인 상세페이지와 눈을 사로잡는 기획전, 흥미를 끄는 이벤트와 투자유치들. 치열했던 시기에 우후죽순 생겨난 소셜커머스 회사와 많은 오픈마켓 기업들..

 

 

디자이너 신입 초기에 많은 오픈마켓 관련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회사 구조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그때에는 투자유치를 받아 모델까지 기용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워크숍까지 갔던 회사가 투자유치가 불발되자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 직원들이 출근하며 어리둥절하는 모습을 비롯해, 울며 집으로 돌아가는 직원을 본 적도 있었던 때도 있었고

 

오픈마켓을 하면서 사장이 대금을 들고 야반도주하는 경험을 신입시절부터 미리 체험한 나로서는 지금의 사태는 비단 놀랄 일은 아니었으니 터질게 터졌구나 싶었다. 물론 나 또한 이 시대를 피해 갈 수 없었기에 많은 웹디자이너를 양성했던 그때 부업과 맞물려 재능기부역사가 탄생하며 오픈마켓 디자인의 전성기라 봐도 과언이 아닐 터였다.

 

그래도 쿠팡, 티몬, 위메프, 그루폰으로 불렸던 소셜커머스 4 대장에서 진즉 소셜커머스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오픈마켓으로 운영을 바꿨으니 오픈마켓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싶다. 오픈마켓 특성상 대금처리가 묶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터지겠지 싶었지만 운영적인 측면은 뒤로 두고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성을 느껴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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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폰트에 대해서도 설명할 때 그때 당시 이름도 생소한 브랜드 폰트 마케팅으로 공짜 타이틀용 폰트를 내놓으며 후발주자들로 하여금 긴장하게 했던, 웹디자인 1~2세대에 나는 브랜드 마케팅요소로 무료폰트의 시발점을 끊어준 그 두 기업에게 지금 사태와는 또 다른 한 편으로 티몬폰트와 위메프 폰트라는 공공 디자인 자산을 남겨주어 디자이너로서 감사인사를 한 번쯤은 남겨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티몬이 폰트를 이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기업이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무료폰트를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매우 늦게 시작이 됐을 것 이기 때문. 폰트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을 비롯해 폰트디자인의 중요성과 위상을 떨칠 시기도 매우 늦게 나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은 넘쳐나지만 그 시기에  타이틀용으로 마땅히 써야 할 폰트가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던 디자이너들도 많았을 거다. 

 

 

소비자로서의 나는 현 상황에서도 뒤통수를 적잖이 당했기 때문에 화가 날 법도 하지만, 그 시절 티몬의 폰트를 이용해 많은 기획전, 상세페이지, 배너등의 디자인도 아우르게 작업하면서 소득도 얻었기에, 감사하지만 화가 나는 딱 그 중간 상태라고나 할까..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시원섭섭이라는 단어로 퉁 치기에는 참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질 않는다.

 

지금 생각나는 건 딱 하나뿐.

 

호랑이가 남긴 건 오픈마켓시스템을 제대로 상기시켜 준 지금의 가죽일까 소비자로서 당했던 그 나쁜 이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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